두 달간 번갈아 쓴 이유
에어팟 프로 3이 출시됐을 때, 이미 소니 WF-1000XM6를 잘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H3 칩 노캔이 미쳤다”는 후기가 쏟아지길래, 결국 참지 못하고 질렀습니다.
그 뒤로 한쪽 주머니에 에어팟, 다른 쪽에 소니를 넣고 출퇴근하면서 번갈아 써봤습니다. 2호선 왕복 1시간 20분, 주 5일. 이 정도면 비교 자격 있겠죠?
노이즈캔슬링: 지하철에서 진짜 비교
에어팟 프로 3
H3 칩의 노이즈캔슬링은 진짜 한 단계 올라왔습니다. 2세대도 좋았지만, 3세대는 저주파 차단이 확실히 개선됐어요. 지하철 주행 중 “우웅~” 하는 저음이 거의 사라집니다. 역 정차 시 안내 방송도 상당 부분 차단되고요.
적응형 노이즈캔슬링이 똑똑해서,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강도를 조절합니다. 지하철 탈 때와 조용한 사무실에 앉았을 때 노캔 느낌이 다릅니다.
소니 XM6
소니의 노캔은 원래 업계 탑이었고, XM6도 여전히 뛰어납니다. 순수 차단 성능만 놓고 보면 에어팟 프로 3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세한 차이를 굳이 말하자면, 소니가 중저음 차단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에어팟이 고음 차단에서 살짝 나은 느낌.
하지만 솔직히 지하철에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아닙니다. 둘 다 훌륭합니다.
판정: 무승부
두 제품 모두 지하철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합니다. “노캔 때문에” 어느 한 쪽을 골라야 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음질: 음악 들을 때
에어팟 프로 3
3세대에서 드라이버가 교체되면서 음질이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저음이 풍성해졌고, 고음 디테일도 개선됐어요. Apple Music의 공간 음향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입니다. 돌비 애트모스 트랙을 들으면 소리가 머리 주변을 감싸는 느낌이 나거든요.
다만 에어팟 프로는 태생적으로 “무난한 음질”을 지향합니다. 베이스가 빵빵하거나 보컬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그런 성격은 아니에요.
소니 XM6
음질은 소니의 전통적인 강점입니다. XM6는 LDAC 코덱을 지원해서 안드로이드폰이랑 쓰면 고음질 스트리밍이 가능합니다. 물론 아이폰에서는 AAC로 제한되지만, 그래도 소니 특유의 따뜻하고 풍성한 사운드가 잘 나옵니다.
EQ 커스터마이징도 소니 앱에서 세밀하게 가능해서, 자기 취향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판정: 소니 근소 우세
음질에 민감한 분이라면 소니가 살짝 낫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 입장에서 그 차이가 “돈값을 하는가”라고 물으면,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은 못 느낄 정도입니다.
통화 품질: 걸어가면서 전화할 때
에어팟 프로 3
통화 품질에서는 에어팟이 확실히 앞섭니다. 바람이 불어도 상대방이 제 목소리를 깨끗하게 듣는다고 합니다. 지하철역 앞 시끄러운 곳에서 통화해도 “지금 어디야? 시끄럽다” 소리를 안 들었어요.
아이폰과의 연동 덕분에 전화가 오면 바로 받아지고, 통화 전환도 매끄럽습니다.
소니 XM6
XM5에 비해 통화 품질이 개선됐지만, 에어팟 프로 3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은데, 시끄러운 환경에서 주변 소음이 좀 섞여 들어갑니다.
판정: 에어팟 프로 3 승
통화를 자주 하는 분이라면 에어팟이 확실히 좋습니다.
착용감과 편의성
에어팟 프로 3
가볍고 귀에 잘 맞습니다. 2시간 이상 연속 착용해도 귀가 아프지 않아요. 줄기 부분을 꾹 누르는 조작 방식도 직관적입니다.
소니 XM6
XM5에서 크기가 줄었지만, 에어팟보다는 여전히 큽니다. 귀가 작은 편이라면 장시간 착용 시 압박감을 느낄 수 있어요. 터치 조작은 편하지만, 가끔 의도치 않게 터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정: 에어팟 프로 3 우세
배터리: 출퇴근에 충분한가
- 에어팟 프로 3: 노캔 켜고 약 7시간, 케이스 포함 34시간
- 소니 XM6: 노캔 켜고 약 8시간, 케이스 포함 24시간
이어폰 단독 사용 시간은 소니가 1시간 더 길지만, 케이스 포함 총 시간은 에어팟이 깁니다. 출퇴근 용도로는 둘 다 충분합니다. 왕복 2시간이면 일주일 내내 써도 중간에 케이스 충전 한 번이면 됩니다.
생태계: 아이폰 유저라면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에어팟의 연동 경험은 소니가 따라올 수 없습니다.
- 기기 간 자동 전환 (아이폰 → 맥 → 아이패드)
- “나의 찾기”에서 위치 추적
- 시리 호출
- 공간 음향
- 실시간 듣기 (보청기 모드)
소니도 멀티포인트 연결을 지원하지만, 애플 기기 간의 매끄러운 전환에 비하면 어색합니다.
결론: 어떤 걸 사야 할까
아이폰 사용자라면 에어팟 프로 3을 추천합니다. 노캔, 통화, 착용감, 생태계 연동 모두 높은 수준이고, 일상에서 가장 편하게 쓸 수 있습니다.
음질이 최우선이고 안드로이드폰을 쓴다면 소니 XM6가 맞습니다. LDAC 코덱과 세밀한 EQ 조정이 가능해서, 음악 감상에 진심인 분들에게 좋습니다.
아이폰 쓰면서 음질에 진심인 분은… 솔직히 에어팟 프로 3 사세요. 아이폰에서 LDAC 안 되니까 소니를 써도 진가를 발휘 못합니다. 에어팟 3세대의 음질 개선이 이 고민을 해결해 줬습니다.
매일 출퇴근하면서 느낀 건, 이어폰은 결국 “얼마나 신경 안 쓰고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 관점에서 에어팟 프로 3은 꺼내서 끼면 알아서 다 해주는 기기입니다. 그 편안함에 값어치를 매기는 분이라면, 후회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