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인데 청력 검사를 해주고, 필요하면 보청기 역할까지 합니다. 이게 2026년 이어폰의 모습이라니.

이 제품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에어팟 프로 3는 “소리를 잘 들려주는 기기”에서 “귀 건강을 관리하는 기기”로 정체성을 확장한 제품입니다. 노이즈 캔슬링이 확 좋아진 것도 맞지만, 진짜 이 제품의 차별점은 청력 검사와 보청기 모드에 있습니다.

빠른 스펙

apple.com/kr 기준 ₩359,000. H3 칩 탑재.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프로 2 대비 2배 향상을 주장합니다. 이어버드 단독 8시간, 케이스 포함 최대 36시간 사용 가능. 이어버드 하나당 무게 5.1g. USB-C 충전과 MagSafe 무선 충전을 동시 지원하고, 공간 음향(Spatial Audio)은 기본. 여기에 청력 검사 기능과 보청기 모드가 새로 추가됐습니다.

좋았던 점

노이즈 캔슬링 — 서울 지하철 테스트

에어팟 프로 2를 쓰면서도 “꽤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프로 3를 끼고 출퇴근길에 타보니, 비교가 됩니다. 2호선 열차가 역에 진입할 때 나는 그 날카로운 브레이크음 — 프로 2에서는 줄어들긴 했지만 분명히 들렸거든요. 프로 3에서는 거의 사라집니다. “거의”라고 한 이유는, 아예 완벽한 무음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음악을 틀지 않고 노이즈 캔슬링만 켜도 지하철 안이 도서관 수준으로 조용해지는 건 확실합니다.

강남역에서 환승할 때 인파 소음, 역내 안내 방송, 에스컬레이터 소리 — 이런 복합적인 소음 환경에서도 H3 칩이 꽤 영리하게 대응하더라고요. 특히 갑자기 큰 소리가 날 때 적응하는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프로 2에서는 “윙” 하고 잠깐 뜨는 느낌이 있었는데, 프로 3에서는 그게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다만 한 가지 확인 못 한 게 있는데, 바람이 많이 부는 야외에서의 성능은 겨울에 좀 더 써봐야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까지는 실내와 대중교통 위주로 테스트했습니다.

배터리 6시간에서 8시간 — 숫자 이상의 차이

프로 2의 6시간도 나쁘지 않았지만, 써보니 출근길 1시간 + 업무 중 2시간 + 퇴근길 1시간 + 운동 1시간이면 5시간입니다. 저녁에 좀 더 쓰고 싶은데 배터리가 애매한 거예요. 프로 3의 8시간은 이 패턴에서 여유가 생깁니다. “충전해야 하나” 하고 신경 쓰는 횟수 자체가 줄었어요.

케이스 포함 36시간도 체감이 됩니다. 주말에 충전 한 번이면 평일 내내 쓸 수 있는 수준. 충전 케이블을 매일 꽂는 습관이 없는 저한테는 이게 생각보다 큰 차이였습니다.

청력 검사 & 보청기 모드 — 이어폰의 재정의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마케팅 기능이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청력 검사를 돌려보니 — 조용한 환경에서 5분 정도 걸립니다 — 꽤 상세한 결과가 나와요. 주파수별로 내 청력 상태를 보여주는데, 병원 정식 검사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일상적으로 내 귀 상태를 확인한다”는 차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보청기 모드는 제가 직접 필요하지는 않아서 깊이 있게 테스트하진 못했는데, 부모님께 드렸을 때 반응이 좋았어요. “TV 소리를 줄여도 대사가 잘 들린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전문 보청기를 완전히 대체한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경도 난청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훨씬 낮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 중에 “보청기까지는…” 하면서도 TV 볼륨을 높이시는 분이 계신가요? 한번 권해보실 만합니다.

착용감 — 장시간 테스트

5.1g이라는 무게는 숫자로만 보면 와닿지 않는데, 3시간 연속으로 착용하고 있어도 귀가 아프지 않았습니다. 프로 2보다 이어팁 밀착감이 살짝 개선된 느낌인데, 정확히 뭐가 바뀐 건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제 귀에는 확실히 더 편했습니다. 귀 크기와 모양이 다 다르니까 이건 개인차가 클 수 있습니다.

음질 — 기대 이상

에어팟 시리즈가 “편의성은 좋지만 음질은 그저 그렇다”는 인식이 있잖아요. 프로 3에서는 그 간극이 많이 줄었습니다. 특히 저음의 깊이감이 프로 2 대비 확실히 나아졌고, 공간 음향을 지원하는 Apple Music 콘텐츠에서는 “이어폰으로 이 정도면 괜찮은데?” 싶었어요. 하이엔드 유선 이어폰과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있지만, 블루투스 이어폰 중에서는 최상위권입니다.

불편했던 점

₩359,000 — 이어폰치고는 여전히 비싸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35만 원이 넘는 이어폰은 쉽게 지갑을 열 수 있는 가격이 아닙니다. 특히 단순히 음악만 들을 거라면 갤럭시 버즈나 에어팟 4 같은 선택지가 절반 가격대에 존재합니다. 청력 건강 기능과 최상급 ANC를 “필요로 하는” 분이 아니라면, 가성비를 따지기 어렵습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반쪽짜리

iOS와의 연동이 핵심 가치인 제품이라, 안드로이드에서는 청력 검사, 보청기 모드, 공간 음향 등 핵심 기능 상당수를 쓸 수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을 쓰시면서 에어팟 프로 3를 고려 중이라면, 꼭 지원 기능 목록을 확인하세요.

분실 걱정

이건 모든 무선 이어폰의 숙명이긴 한데, 35만 원짜리 이어버드 하나를 잃어버리면 마음이 아픕니다. 케이스에서 찾기 기능이 지원되긴 하지만, 이어버드 자체를 길에서 떨어뜨리면 찾기 어렵습니다. 줄(스트랩) 액세서리를 같이 구매하시는 걸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대중교통 출퇴근이 일상이고, 소음 차단이 삶의 질에 직결되는 분
  • 프로 2를 1년 넘게 쓰셨고, 배터리가 체감될 만큼 줄어든 분
  • 부모님이나 가족 중 경도 난청이 있으신 분에게 선물을 고민 중인 분
  • Apple 생태계(iPhone, Mac, Apple Watch)를 이미 쓰고 계신 분

기다리는 게 나은 분

  • 에어팟 프로 2를 산 지 1년 미만이고 배터리도 괜찮다면, 아직 넘어올 타이밍은 아닙니다
  • 음악 감상 품질이 최우선이라면, 같은 가격대에 유선 이어폰 + DAC 조합이 더 나을 수 있어요
  • 안드로이드 폰을 메인으로 쓰신다면, 갤럭시 버즈 시리즈를 먼저 살펴보세요

한 줄 결론

에어팟 프로 3는 “이어폰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매일 쓰는 청력 관리 기기를 사는 것”에 가깝습니다 — 그 가치를 느끼실 수 있다면, ₩359,000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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