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0 더 비싼 건 맥북이 아니라 델이다

“맥은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한때는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맥북 에어 M4는 ₩1,590,000이고 델 XPS 13은 ₩1,790,000이다. 맥북이 ₩200,000 더 싸다. 여기에 16GB RAM 기본, 18시간 배터리, 알루미늄 유니바디까지. 가격 대 스펙만 놓고 보면 맥북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된 거다. 그럼에도 델 XPS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이 글이 도움이 되는 독자

  • 새 노트북을 사려는데 맥과 윈도우 사이에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
  • 회사에서 윈도우를 써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맥이 끌리는 분
  • “맥으로 넘어가면 적응 못 하면 어쩌지” 걱정되는 분
  • 게임도 좀 하고 싶은 분

한 줄 결론 먼저

윈도우 전용 소프트웨어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맥북 에어 M4가 더 나은 선택이다. 더 싸고, 더 오래 가고, 더 가볍고, 트랙패드가 넘사벽이다.

스펙 비교

항목맥북 에어 M4델 XPS 13 (2025)
가격₩1,590,000₩1,790,000
프로세서Apple M4 (10코어 CPU)Intel Core Ultra 7 258V
RAM16GB (통합 메모리)16GB LPDDR5x
저장공간256GB SSD512GB SSD
디스플레이13.6” Liquid Retina, 500니트13.4” FHD+, 500니트
배터리최대 18시간최대 15시간
무게1.24kg1.17kg
OSmacOS SequoiaWindows 11
포트TB4 x2, MagSafeTB4 x2
생체 인증Touch ID지문 인식
웹캠1080p Center Stage1080p
스피커4스피커2스피커

숫자만 보면 꽤 비슷해 보인다. 델이 저장공간에서 앞서고(512GB vs 256GB), 무게에서 70g 더 가볍다. 하지만 스펙 시트로는 드러나지 않는 차이가 이 두 노트북의 진짜 격차를 만든다.

실사용 차이

1. 트랙패드 — 비교가 안 되는 영역

맥북의 트랙패드는 노트북 업계에서 15년 넘게 1등이다. 이건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다. M4 에어의 Force Touch 트랙패드는 크기도 크고, 제스처 인식도 정확하고, 촉감도 일관적이다. 세 손가락 스와이프로 데스크탑 전환, 핀치로 줌, 두 손가락 스크롤의 부드러움 — 마우스 없이 하루 종일 작업해도 불편함이 없다.

델 XPS 13의 트랙패드도 윈도우 노트북 중에서는 상위권이다. 하지만 맥북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정밀한 제스처 인식에서 차이가 난다. 윈도우의 트랙패드 제스처 자체가 macOS만큼 직관적이지 않은 것도 있고, 하드웨어 자체의 정밀도 차이도 있다.

마우스를 항상 쓰는 사람이라면 상관없다. 하지만 카페에서, 비행기에서, 회의실에서 트랙패드만으로 작업하는 시간이 많다면, 이 차이는 일상의 쾌적함에 직결된다.

2. 배터리 — 숫자 이상의 격차

맥북 에어 M4는 공식 18시간, 실사용 12~14시간이다. 아침에 충전기 안 가져가도 퇴근까지 버틸 수 있다. 이게 과장이 아니라 진짜 그렇다.

델 XPS 13은 공식 15시간, 실사용 810시간이다. Intel Core Ultra 7의 효율이 이전 세대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M4의 전력 효율에는 아직 못 미친다. 실사용에서 34시간 차이가 난다는 건 충전기 휴대 여부를 결정하는 차이다.

특히 밝기를 높이거나 화상 회의를 하면 윈도우 노트북의 배터리 소모가 급격히 빨라지는데, 맥북은 이 상황에서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된다.

3. 소프트웨어 생태계 — 여기서 승부가 갈린다

이 비교의 핵심이다. 하드웨어 스펙보다 중요한 건 “내가 쓸 소프트웨어가 뭔가”다.

맥에서만 되는 것: Final Cut Pro, Logic Pro, Xcode, 아이폰/아이패드와의 연동(AirDrop, Handoff, Universal Clipboard, 사이드카), iMessage

윈도우에서만 되는 것: 대부분의 기업용 소프트웨어(특히 한국 관공서, 금융권), ActiveX 기반 사이트(아직 있다), 대부분의 PC 게임, 엑셀 매크로/VBA의 완전한 호환

둘 다 되는 것: 크롬, VS Code, 피그마, 어도비 CC, 노션, 슬랙, 줌, 오피스 365

한국에서 사는 사람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하자면, 관공서 업무나 인터넷뱅킹에서 아직도 윈도우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많이 줄긴 했지만,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회사에서 특정 ERP나 그룹웨어가 윈도우 전용이라면 맥은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제약이 없다면? macOS의 일관된 사용자 경험, 바이러스 걱정이 적은 보안 환경, 애플 기기 간의 연동은 한번 경험하면 윈도우로 돌아가기 싫어지는 수준이다.

4. 빌드 퀄리티와 내구성

맥북 에어의 알루미늄 유니바디는 노트북 빌드 퀄리티의 기준점이다. 한 손으로 화면을 열 수 있을 만큼 힌지가 정교하고, 키보드 양쪽을 눌러도 휘어지지 않는다.

델 XPS 13도 빌드 퀄리티가 좋은 편이다. 알루미늄 + 카본 파이버 조합으로, 윈도우 노트북 중에서는 최상위급이다. 다만 2025년 모델의 키보드가 논란이 있었다. 키 배열이 독특해서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이 많고, 특히 기능키 영역의 터치 바 형태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린다.

장기 내구성 면에서는 맥북의 트랙 레코드가 더 검증되어 있다. 5년 후 중고 판매 가격도 맥북이 압도적으로 높다. ₩1,590,000짜리 맥북이 3년 후에 ₩800,000900,000에 팔리는 반면, 같은 시기의 윈도우 노트북은 ₩400,000500,000이 현실이다. 이건 총 소유 비용에서 상당한 차이를 만든다.

5. 스피커와 마이크

의외의 차이점이다. 맥북 에어 M4의 4스피커 시스템은 이 얇은 노트북에서 이런 소리가 나온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저음도 어느 정도 나오고, 스테레오 분리감도 좋다. 넷플릭스를 블루투스 스피커 없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델 XPS 13은 2스피커인데, 솔직히 얇은 노트북에서 좋은 소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맥북과 비교하면 확실히 빈약하다.

화상 회의에서도 맥북의 마이크 품질이 더 좋다는 평이 많다. 특히 Center Stage 기능으로 카메라가 사용자를 따라가는 건 재택근무할 때 꽤 편리하다.

맥북 에어 M4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 더 싸다. ₩1,590,000 vs ₩1,790,000. 이것만으로도 강력한 논거다.
  • 배터리가 실사용 기준 3~4시간 더 오래 간다.
  • 트랙패드가 넘사벽이다. 마우스 없이 작업하는 시간이 많다면 절대적 장점.
  •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과의 연동이 삶을 편하게 만든다. AirDrop으로 파일 주고받는 게 익숙해지면 USB 드라이브가 원시적으로 느껴진다.
  • 리세일 밸류가 압도적으로 높다.
  • macOS 업데이트가 5-6년 이상 지원된다.

델 XPS 13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 윈도우 전용 소프트웨어가 필수인 경우. 이건 설득의 여지가 없다. 회사 그룹웨어, 특정 ERP, 한국 관공서 시스템이 윈도우를 요구한다면 맥은 보조용일 수밖에 없다.
  • 게임을 하고 싶다면 윈도우가 유리하다. 맥의 게임 라이브러리는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윈도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물론 XPS 13으로 AAA 게임을 하기는 어렵지만, 인디 게임이나 가벼운 게임은 호환성에서 유리하다.
  • 기본 저장공간 512GB가 필요하다면. 맥북의 256GB를 512GB로 올리면 ₩240,000 추가.
  • 윈도우 생태계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고, 전환 비용이 부담스러운 경우.

편집자 의견

3년 전만 해도 이 비교는 꽤 공정한 승부였다. 맥북이 비쌌고, 델 XPS는 가격 대 성능에서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상황은 맥북 에어에 상당히 유리하게 바뀌었다.

₩200,000 더 저렴한 가격, 동급 RAM, 3~4시간 더 긴 배터리, 더 나은 트랙패드와 스피커, 더 높은 리세일 밸류.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맥북 에어 M4를 이길 수 있는 윈도우 울트라북이 지금은 거의 없다.

하지만 노트북은 하드웨어만 사는 게 아니다. OS를 사는 거고, 생태계를 사는 거다. 윈도우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맥북이 좋아도 답이 아니다.

조언을 하자면 이렇다: 지금 쓰는 소프트웨어를 목록으로 적어보라. 그 중에 macOS에서 안 되거나 대체가 어려운 게 있는가? 있다면 윈도우를 사라. 없다면? ₩1,590,000에 맥북 에어 M4를 사고 남은 돈으로 좋은 마우스나 사라.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나중에 혹시 윈도우가 필요하면?” 하는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된다. M4 맥북에서 Parallels나 UTM으로 윈도우 가상 머신을 돌리는 게 생각보다 잘 된다. 네이티브만큼 쾌적하진 않지만, 가끔 필요한 수준이라면 충분히 쓸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