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아이패드 프로 M4 리뷰를 쓰면서 “역대 최고의 아이패드”라고 했다. 1년 만에 그 타이틀이 넘어갔다. M5를 탑재한 새 아이패드 프로는 하드웨어적으로는 더 이상 어디에 불만을 가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완성됐다.

물론 iPadOS라는 소프트웨어 천장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M5 프로를 3주 정도 써보면서, 그 천장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것도 느꼈다.

스펙 한눈에 보기

항목11인치13인치
가격₩1,499,000~₩1,999,000~
디스플레이Ultra Retina XDR 탠덤 OLEDUltra Retina XDR 탠덤 OLED
M5M5
RAM12GB / 16GB12GB / 16GB
저장 공간256GB ~ 2TB256GB ~ 2TB
포트Thunderbolt / USB 4Thunderbolt / USB 4
생체 인식Face IDFace ID

기본 메모리가 12GB로 올라갔다. M4 프로의 기본 8GB에서 4GB 늘어난 것인데, 체감 차이가 꽤 있다.

M5 칩 — M4에서 뭐가 달라졌나

M5는 3nm 2세대 공정 기반이다. M4 대비 CPU 싱글 코어 약 15%, 멀티 코어 약 20% 향상. GPU는 약 25% 향상됐다. 숫자로는 점진적 개선이지만, 실사용에서 “빨라졌다”고 느끼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

가장 체감되는 건 영상 내보내기 속도다. Final Cut Pro에서 10분짜리 4K 영상을 H.265로 내보낼 때, M4 프로에서 약 3분 걸리던 게 M5에서는 2분 20초 정도. 영상을 자주 내보내는 크리에이터라면 이 차이가 하루에 여러 번 누적된다.

Neural Engine도 업그레이드되어 Apple Intelligence 관련 기능이 더 빠르게 동작한다. 이미지 생성이나 텍스트 요약 같은 작업에서 응답 속도가 체감될 정도로 빨라졌다.

탠덤 OLED — 여전히 태블릿 최고의 화면

M4 프로에서 처음 도입된 Ultra Retina XDR 탠덤 OLED가 M5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OLED 패널 두 장을 적층한 구조로, 최대 1,000니트(일반), 1,600니트(HDR) 밝기를 제공한다.

M4에서 넘어온 사람이라면 디스플레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상 동일한 패널이다. 하지만 LCD 아이패드나 다른 태블릿에서 넘어오는 사람이라면, 이 화면은 충격적이다. 완벽한 블랙, 정확한 색 재현, 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한 밝기. 콘텐츠 소비 기기로서 현존하는 태블릿 중 최고라고 단언할 수 있다.

12GB 기본 메모리 — 드디어 숨통이 트인다

M4 프로의 가장 큰 불만이 기본 8GB 메모리였다. M5 프로는 기본 12GB, 1TB 이상 모델은 16GB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Safari 탭을 15개 띄워두고, Procreate에서 대형 캔버스를 작업하고, 백그라운드에서 음악을 재생하면서 Split View로 참고 자료를 보는 상황. M4 8GB에서는 앱 전환 시 가끔 리로드가 발생했는데, M5 12GB에서는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앱이 메모리에 그대로 유지되니까 멀티태스킹이 진짜 멀티태스킹이 된다.

크리에이터 워크플로우 — 실제로 써본 이야기

일러스트레이션

Procreate에서 4K 해상도 캔버스, 레이어 80장짜리 작업을 해봤다. M4에서도 문제없었지만 M5에서는 브러시 반응이 한층 더 즉각적이다. 특히 큰 브러시로 넓은 영역을 칠할 때의 래그가 사라졌다.

Apple Pencil Pro의 배럴 롤 기능과 조합하면, 각도에 따라 브러시 터치가 달라지는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하다. 전통 매체에서 디지털로 넘어온 작가들이 이 조합에 만족하는 이유를 알겠다.

영상 편집

Final Cut Pro iPad 버전이 계속 업데이트되면서, 이제 꽤 실용적인 수준이 됐다. 4K 타임라인에서 컷 편집, 컬러 그레이딩, 자막 작업까지 아이패드에서 완결할 수 있다. Thunderbolt 포트로 외장 SSD에서 직접 소스를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복잡한 모션 그래픽이나 다중 트랙 합성은 여전히 맥에서 하는 게 효율적이다. iPad용 Final Cut Pro가 맥 버전의 기능을 모두 갖추지는 못한다.

문서 작업과 생산성

Magic Keyboard를 물리면 사실상 노트북이다. Stage Manager로 앱을 여러 개 배치하고, 외장 모니터에 연결해서 확장 디스플레이로 쓸 수도 있다.

M5의 넉넉한 메모리 덕분에 여러 앱을 동시에 띄워도 쾌적하다. 이메일 쓰면서 Keynote 프레젠테이션 만들고, 옆에 Safari로 리서치하는 흐름이 막힘없이 이어진다.

아쉬운 점

iPadOS의 한계는 여전하다

하드웨어는 맥북급인데, 소프트웨어는 아직 거기까지 못 따라왔다. 파일 관리가 macOS만큼 자유롭지 않고, 전문 소프트웨어의 iPad 버전은 기능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개발자 도구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M5의 성능을 100% 활용하려면 iPadOS가 더 열려야 하는데, 애플이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가격 + 악세서리 = 맥북 가격

11인치 기본 모델 ₩1,499,000. 여기에 Apple Pencil Pro ₩199,000, Magic Keyboard ₩449,000을 더하면 ₩2,147,000. 맥북 에어 M4(₩1,590,000)보다 55만 원 더 비싸다.

물론 아이패드는 터치와 펜슬이 가능하고, 태블릿으로서의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순수하게 “생산성 기기”로만 본다면, 맥북이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256GB 기본은 아쉽다

149만 원에 256GB. 4K 영상 소스를 몇 개만 저장하면 금방 차는 용량이다. 512GB로 올리면 약 20만 원 추가. 프로 사용자라면 사실상 512GB가 최소 권장 용량이다.

M4 프로 사용자, 업그레이드해야 할까?

솔직히, 아니다. M4에서 M5로의 성능 차이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12GB 메모리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기기를 교체하기엔 비용이 크다.

다만 M2 이전 세대에서 넘어온다면, M5 프로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경험을 줄 것이다. 디스플레이, 성능, Apple Pencil Pro 지원까지 모든 면에서 세대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디지털 아트, 일러스트, 디자인이 주 업무인 크리에이터
  • 이동이 잦은 영상 편집자 (현장 편집용)
  • 최고 수준의 미디어 소비 기기를 원하는 분
  • M2 이전 아이패드 프로에서 업그레이드를 고려 중인 분

한 줄 결론

아이패드 프로 M5는 하드웨어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태블릿이다. 남은 과제는 애플이 이 하드웨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언제 내놓느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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